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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헌혈에 대한 팁,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Yuno.org 2022. 7. 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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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족이 아프기 전까지는 헌혈에 대해서 진지 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봉사 활동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가끔 학교나 회사에 헌혈차가 오면 잠깐 가서 하는 정도 수준.

 

하지만, 가족이 혈액암을 앓고, 수혈을 처음 받아본 뒤 부터, 헌혈은 정말 누군가를 살리는 직접적인 도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코로나로 혈액 비축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병원에서 지정헌혈을 요구 하는 경우가 많아 져서 알게 된 사실을 이곳에 공유합니다. (최근에는 RBC 재고는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네요)

 

지정 헌혈이란?

지정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특정인을 정확히 지목해서 피를 헌혈하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한팩 받아서 재고 한팩을 주는 것이 아닌 헌혈 한 그 피가 바로 그 수혈 대상에게 갑니다. 

 

헌혈증을 주는 것과 비슷한가요?

아뇨, 헌혈증은 그냥 헌혈 했다는 증서이고 혈액 비용을 조금 할인 해주는 할인 쿠폰과 같은 용도일 뿐 정작 수혈에 필요한 피를 주지는 않습니다. 수혈 할 피가 없는데, 당연히 할인 쿠폰이 있다고해서 없는 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암 환자는 산정특례가 적용 되어 5%의 의료비만 내니까, 헌혈증의 할인 효과가 매우 적어집니다. 

 

지정 헌혈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수혈 받을 대상이 병원에 이야기 하면 수혈자 등록 번호를 발급해서 문자로 보내줍니다. 해당 문자를 지정 헌혈 해주실 분에게 전달 해주시면 그 문자를 가지고 가까운 헌혈의 집에 방문해서 가능합니다. 이 문자에는 수혈자 등록 번호, 병원, 필요한 혈액 종류, 기간, 혈액형 등이 써 있습니다.

 

지정 헌혈 하면 언제나 그 피를 쓸 수 있는 건가요?

아뇨, 전혈(적혈구, 빨간피)은 이틀 후에 지정한 병원에 도착하고 혈액 보관 유효 기간은 헌혈 날로부터 약 30일입니다.

그리고 혈소판(노란피)은 역시 이틀 후에 지정하고, 보관 유효 기간은 헌혈 날로부터 5일입니다. 

 

전혈은 1달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헌혈이 가능하지만, 혈소판은 실제 병원에서 쓸 수 있는 기간은 3일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러므로  혈소판이 필요한 암, 백혈병 환자의 경우 수혈 날짜를 잘 맞춰서 헌혈 해야합니다. 안그러면 혈액이 폐기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희 가족은 매주 수요일에 외래 진료를 보고 수혈을 진행 했습니다. 이 경우 전혈은 30일 보관이므로 3일 전에만 헌혈을 하면 수혈이 가능했지만, 혈소판의 경우 금~월 사이에 해야 수요일에 수혈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지정 헌혈을 요청 하거나 받은 경우 수혈 날짜를 잘 계산해서 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입원 환자의 경우는 오자마자 바로 수혈이 가능하므로 조금 다릅니다. 수혈 목적에 맞게 잘 계산 해야 합니다. 특정 시술이나 수술 할 때 목표로 하는 날짜에 혈소판 수치가 요구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액형이 중요한가요?

중요합니다. 지정 헌혈 문제에 필요로 하는 혈액형이 기입 되어 있습니다. 제가 지정 헌혈 요청 하면서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 중에 하나는 저는 O형이니 아무에게나 가능 한 것 아닌가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것은 응급시에는 가능 하지만, 지정헌혈을 통한 수혈 등에서는 병원에서 잘 허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혈액형으로 교환 가능한가요?

A형이 필요한데, 주변에 B, AB, O형만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수혈 병원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병원은 어떤 혈액형이던지 받으면 병원내 재고 혈액으로 교환해서 수혈 해주지만, 어떤 병원은 엄격하게 분리합니다. 지정 헌혈 전에 꼭 병원 혈액은행에 확인 해야합니다. (저희 가족이 치료 받던 병원은 교환 해주지 않는 병원이라 일치하는 혈액형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 지정 헌혈 어플 등을 이용해서 개개인간의 교환이 가능합니다. A형이 필요한 사람 곁에 O형이 있고, O형이 필요한 사람 곁에 A형이 있다면 서로 교환 하는 겁니다.

 

교환 팁이 있을까요?

생각보다 헌혈은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 합니다. 헌혈 문진이나 과정에서 언제든지 거절, 중단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경우 혈소판 교환 당시에 3명이 연속 거절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랑 교환 하신 한 분도 현재 3번째 분이 시도중입니다.

교환 하는 경우 서로 해당 피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환 대상자가 헌혈 실패시에 괴장히 부담이 큽니다.

따라서 저의 경우는 1) 항상 앞 사람 실패에 대비한 다음 대상자를 물색 해둘 것, 2) 가급적 상대보다 먼저 헌혈을 할 것, 3) 상대가 수혈을 필요로 하는 날을 꼭 파악해서 가능한 첫날 할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4) 교환 없이 직접 지정 헌혈 가능한 동일 혈액형 주변인을 최소 2인을 유지 할 것 입니다.

 

이 경우 상대가 놓치더라도 잘 위로 해주시고, 날짜 계산 해서 기다려도 되는지, 아니면 위에 4번 항목의 동일 혈액형 지정 헌혈 대상자에게 부탁 하는 방법을 검토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혈소판의 경우 주말 예약은 생각보다 힘이 듭니다. 미리 미리 잡아놔야 합니다.

 

지정 헌혈하면 수혈 받는 사람은 무료인가요?

아뇨, 할인은 없습니다. 혈액 조달이 가능 할 뿐..  비용이 청구 됩니다. 중증 환자라면 5% 특례 효과로 할인은 상당 부분 됩니다. 헌혈증을 내면 추가로 할인이 됩니다. 

 

구하기 힘든 혈액형이 있나요?

이건 정말 그냥 지난 한달간의 제 경험에 의한 의견 입니다. A형이 수요가 제일 많습니다. B, AB형은 조달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O형은 의외로 요청자가 적습니다. 이건 그냥 지난 한달간 제가 지정헌혈 어플에서 경험한 내용일 뿐이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 

 

왜 혈소판은 항상 부족하다고 하나요?

전혈/녹축 적혈구/적혈구라고 불리우는 RBC의 경우 채집(헌혈) 후 30일의 보관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약 한달간은 계속 누적 되어 재고 관리가 가능한거죠. 하지만, A-PLT라고 불리우는 혈소판의 경우 채집 시점으로 부터 6일의 보관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헌혈하고 나서 혈액원에서 검사 한 뒤에 병원으로 보내는데, 이 과정이 2박 3일 정도 소요 됩니다. 그러면 이미 3일이 소요 되었으므로 병원 도착 후 3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오늘 많은 사람이 혈소판 헌혈을 해도 그 효과는 단, 3일만 가게 됩니다.

 

지정 헌혈 한 사람을 알 수 있을까요?

아뇨, 원칙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지정 헌혈 한 날짜나 시간을 보면 대충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위에 보시면 채혈 년월일이 있습니다. 적혈구, 혈소판 둘다 채혈 날짜가 있으니 그 날에 지정 헌혈 해주신 분을 특정 하면 되겠죠.

 

혈소판의 경우에는 채혈 시간이 없지만, "만료 시간"이 써 있습니다. 대략 그 시간 대에 헌혈 했으리라고 추측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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